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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2명 중 1명은 이상지질혈증…'맞춤형 치료 접근'이 핵심


혈액 내에 필요 이상의 지방 성분이 쌓이는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은 국내 성인 5명 중 2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국민 질환'이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절반 이상이 환자일 만큼 유병률이 높지만,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침묵의 병'으로 방치되기 쉽다. 게다가 고령자는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 여러 만성질환 동반, 약물 상호작용 및 부작용 위험 등으로 인해 젊은 층과는 다른 세심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노년내과 장건영 전문의(서울아산병원)는 "나이가 들수록 건강 상태의 개인차가 커지므로 획일적인 기준이 아닌,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춘 개별화된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이상지질혈증의 주요 원인부터 효과적 치료 및 관리 전략까지 차례로 살펴본다.

노년기 지질 상승의 핵심 기전, '인슐린 저항성'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지질은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운반되는데, 이 운반 체계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이상지질혈증'이라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혈관을 보호하는 HDL 수치가 낮은 상태를 모두 포함한다. 대중적으로는 LDL 수치가 높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이 '고지혈증'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혈중에 과도한 LDL이 혈관 내벽에 쌓여 '죽상경화 플라크'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이는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만들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중증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아울러 최근에는 높은 LDL 수치가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가속화해 치매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노년기 지질 수치 상승의 기저에는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핵심 동력이 자리 잡고 있다. 유전적 요인이나 식습관 외에도 노화로 인한 활동량 저하, 근육량 감소, 내장지방 증가는 인슐린이 혈당과 지질을 조절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장건영 전문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지방세포에서 유리지방산이 과도하게 유출되어 중성지방과 LDL은 늘고 HDL은 줄어드는 전형적인 이상지질혈증 패턴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70% 이상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다는 사실은, 두 질환이 '대사 장애'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약물 치료, 노인에게는 '개별화 전략' 필수
이상지질혈증의 약물 치료는 일반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목표 수치까지 낮추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치료의 근간은 스타틴(Statin) 계열 약물이다. 스타틴은 간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 LDL 수치를 낮출 뿐만 아니라, 혈관 내 염증 완화와 죽상경화 플라크를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당뇨병,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령 환자는 동반 질환뿐만 아니라 약물 대사 능력 저하, 다약제 복용으로 인한 상호작용 등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더욱 세밀한 조절이 요구된다.

장건영 전문의는 "노인에서 스타틴 사용 시 근육통이나 전신 피로감과 같은 잘 알려진 부작용부터 소화장애, 두통 등 여러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타틴 부작용은 대체로 약제 강도와 용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에제티미브(ezetimibe) 같은 보조 약제를 병용하여 스타틴 강도를 줄이거나 다른 스타틴으로 변경하는 방법을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령층에서는 치료의 실익을 따지는 과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중증 노쇠나 심한 인지 저하가 동반된 경우처럼 약 복용에 따른 이득보다 부작용이나 복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조절 목표를 완화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장 전문의는 "고령 환자의 치료는 단순히 수치에 매몰되기보다 기대여명과 삶의 질, 치료 부담, 그리고 환자와 가족의 가치 판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환자 중심의 개별화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단순 수치보다 '누적 노출량'에 주목
이상지질혈증 관리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은 가장 명확한 치료 목표다. 특히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고위험군에게 LDL 강하 치료는 재발 방지를 위한 '2차 예방'의 핵심 전략으로 입증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학계에서는 단일 시점의 수치보다 콜레스테롤에 얼마나 오랜 기간 노출되었는지를 나타내는 '누적 노출량(Cumulative Exposure)'의 중요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누적 노출량이란 흡연의 유해성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갑년(pack-year)' 개념과 유사하다. 즉, 특정 시점의 농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혈관이 평생 동안 감내해 온 콜레스테롤의 총체적인 부담을 따지는 것이다. 장건영 전문의는 "현재 LDL 수치가 동일하게 170mg/dL인 두 환자가 있더라도, 수십 년간 고지질 상태를 유지해 온 환자와, 고령에 이르러 최근 수년간만 수치가 상승한 환자의 혈관 손상 정도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년층은 고LDL 상태에 노출된 절대적인 기간이 길 뿐만 아니라, 노화로 인해 혈관의 회복력과 탄력성까지 저하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약물 치료를 통해 현재 수치를 정상 범위로 조절하더라도 이미 진행된 혈관 손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이는 치료 후에도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잔여 위험(residual risk)'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누적 노출량이 적은 환자라면 현재 수치가 다소 높더라도 고령 환자의 전신 상태와 기대여명을 고려해 치료 강도나 접근 방식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여지가 생긴다. 따라서 단순히 검사지상의 숫자에 매몰되기보다 환자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혈관 이력'을 바탕으로 정밀하고 장기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 + 지질 수치 모니터링, 장기 관리의 핵심
노년기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첫걸음은 고령층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한 생활습관의 교정이다. 특히 노화로 인해 급격히 줄어드는 근육량을 보존하고 내장지방을 억제하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지질 대사 이상을 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에너지 섭취 조절과 함께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영양 균형을 맞추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통해 내실 있는 관리를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

금연과 금주 또한 필수적인 예방 전략이다. 통계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유병자의 절반 이상이 신체 활동 부족 상태이며, 남성의 40%, 여성의 6%가 흡연, 남성의 72%, 여성의 32%는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인 지질 수치 모니터링은 치료의 성공을 좌우하는 또 다른 축이다. 장건영 전문의는 "약물 치료를 시작하거나 용량을 조정한 경우, 약 1~3개월 후 지질 검사를 시행해 치료 반응과 순응도를 평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후 목표 수치에 도달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3~12개월 간격으로 검사 주기를 조정할 수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약물 시작 시 1개월, 용량 조정 시 3개월, 안정 유지 시 6~12개월 간격으로 모니터링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장 전문의는 "다만,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병용 약물이 변경되는 경우, 또는 건강 상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했을 때는 검사 빈도를 늘려 더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밀한 모니터링과 생활 습관 개선은 궁극적으로 앞서 언급한 '혈관 부채'의 누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장 전문의는 "생애 전반에 걸쳐 LDL 수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혈관에 가해지는 총 부담을 줄이는 것이 노년기 심뇌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 중 하나로 제시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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